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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향바다


 박동렬 作


무릎 높이까지만 나가 보았지

발 디딜 틈도 없이 바삐 온 세월

물살에 밀리고

부표처럼 떠다니는 그리움

그 깊이를 알란가

파도가 밀려와 속옷을 적시고 가도

멱 감지 않을 거에다

죽는 날까지

바라만 봐도 되냐고

등대에게 물었더니

연락선 한척 뱃고동 울리며

휑하니 지나가니 부는 바람

당장 못 데려가 심통인가

못 떠나가 마음 졸임을 절인다.

짜디 짠 인생

배추 포기 같은 여린 속 감추며

둥글게 살고 팠는데

바람 든 무 마냥

속앓이에 지쳐있지


심현(深玄)의 바다여!

우쭐한 바다여!

아버지가 띄운 통통배

탑선한 건 딱 한 번인데

바다 한 가운데서

생의 멀미를 느끼고

유유히 걸어 나올 뻔 했지

나 살아 있는 건

고향을 떠났기 때문이고

나 살아 가는 건

고향바다가 자꾸 부르기 때문이지

쪼르르륵 달려와서

무릎 깊이까지만 내려서며

모든 사연에 숙연해지지

고개 숙여 찾으면 보일 것 같던

추억의 껍데기

물이 둥둥 잠겨 보이지 않고

한 쌍의 갈매기만 구슬피

오래토록 우는구나!
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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